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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문화

<책> 『 사람을 안다는 것 』리뷰 |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석 옮김- 사람을 이해하려다, 결국 나를 들여다보게 된 책

by infjsoul 2025.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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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브룩스 『사람을 안다는 것』 리뷰.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 대화와 경청의 의미, 관계 속에서 나를 돌아보게 만든 독서 기록.

 

『 사람을 안다는 것 』리뷰 |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석 옮김

- 사람을 이해하려다, 결국 나를 들여다보게 된 책 -

 

 

사람을 안다는 것(HOW TO KNOW A PERSON)_데이비드 브룩스 지음·이경석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지극히 단순했습니다.

 

'사람을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분명 세상 속에서 수많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데, 저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습니다.

기대했다가 상처받고,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고, 결국 혼자임을 선택하면서도 사람의 곁을 완전히 떠나지 못하는 나 자신.

 

이 책은 말합니다.

그 마음은 약함이 아니라, 우리가 인간이기에 갖는 가장 본질적인 회복력의 뿌리라고 말이죠.

 

"회복력의 뿌리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이해해준다는 느낌, 그리고 애정이 넘치고 상냥하고 침착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자기가 자리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찾아볼 수 있다.” — p.24

 

 

조금 더 ‘나은 관계 속에서, 낫게 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책, 『사람을 안다는 것』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을수록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항해 되돌아왔습니다.


 

 

🌿 사람을 읽으려 했는데, 나를 읽게 되었다

 

삶의 어떤 순간에는 내 존재 자체가 '읽씹'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분명 여기 존재하는데 보이지 않고, 말하고 있는데 들리지 않는 순간들.

 

이 책을 읽으며 저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바라보는 방식 속에,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도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는 사실을요.

 

결국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나를 세상에 세우는 과정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이렇게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을 되짚어보는 일이 곧 나를 이해하는 첫걸음이었습니다.


 

 

👥 디미니셔와 일루미네이터 사이에서

이 책에서 저를 가장 오래 머물게 만든 개념은 ‘디미니셔(Diminisher)’와 ‘일루미네이터(Illuminator)’였습니다.

 

 

  • 디미니셔
    사람을 이용할 대상으로 바라본다.
    고정관념으로 타인을 규정하고,
    타인의 감정과 관심사는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

 

 

 

  • 일루미네이터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둔다.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지, 언제 다가가야 하는지 알고,
    그 관심의 빛으로
    상대가 더 크고 존중받는 존재라고 느끼게 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디미니셔와 일루미네이터의 얼굴들이 떠올라 한편으로는 고개가 끄덕여졌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루미네이터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쓰러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하나였습니다.

 

 

적어도 디미니셔는 되지 말자!


 

나는 디미니셔인가? 일루미네이터인가?

책에서 이야기하는 디미니셔의 특성은 놀라울 정도로 현실적이었습니다.

→ 다른 사람을 궁금해하지 않는 이기주의
→ 머릿속 소음이 커서 타인의 마음을 듣지 못하는 불안
→ 자기 관점에 갇힌 순진한 현실주의
→ 남의 생각을 다 안다고 착각하는 태도
→ 지나치게 객관적인 척하며 정서를 놓치는 태도
→ 한 가지 정보로 사람 전체를 규정하는 본질주의
→ 변화를 반영하지 않는 고정적 사고방식

— p.36~40

읽다 보니 이 목록은 누군가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처럼 느껴졌습니다.


 

 

💬 대화: 사람을 아는 가장 일상적인 시작

 

(1) 상대방의 마음에 대한 무지는 죄일까

 

“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일수록 서로의 마음을 읽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 p.28

 

 

다 안다는 착각 때문일까요.
아니면 더 이상 알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일까요.

 

모르는 것 자체는 죄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모르면서도 알려 하지 않는 태도, 배우려 하지 않는 마음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거창함의 시작은, 일상적인 대화에서부터

 

이 책은 말합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알려면 'Beholding(바라보기)'가 필요하다고. 

 

그리고 그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저자는 '대화'를 꼽습니다.

 

 

“이 거창하고 위험하지만 당신의 인생을 바꾸어놓을 노력을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내가 말하고 싶은 노력은 바로… 대화다.”
— p.111

 

 

한 사람을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려는 참으로 거창한 일이지만,

그 시작의 시점은 의외로 아주 일상적인 '대화'였습니다.

 

 

 

(3) 침묵이 두려워 선택한 '티키타카'는 아니었을까

 

대화가 끊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
“말하기와 듣기는 같은 뇌 영역을 쓴다.
상대방에게 대꾸를 시작하는 순간 상대방의 말을 듣는 능력은 줄어든다.”

— p.119

 

이 문장을 읽으며 요즘 우리가 말하는 ‘티키타카’라는 대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가볍고 재치 있게 말을 주고받는 대화.
어쩌면 그것은 침묵이 두려워 선택한 말의 속도는 아니었을까요.

 

재치로 가장한 임기응변식 대화, 말이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한 반사적인 응답들.

 

이제는 침묵이 불편해 나의 재치를 증명하려는 대화보다, 상대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한 박자의 여유를 갖고 싶어졌습니다.

 

그 짧은 침묵이 대화를 더 깊게 만드는 진짜 '경청'의 시작'이고, 잠깐의 쉼이 있는 진정한 질적 대화(quality conversation)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 모든 진리는 통하는 것일까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고 그 대화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경청'이라는 것.

 

이 부분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대화의 정석 』(정흥수 작가)에서 말하던 "'경청' 은 곁에 머무는 것"이라는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을 안다는 것』에는

"좋은 질문만이 정답을 준다"
"현명한 사람은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참 많은 부분에서 대화의 정석 』에서 받았던 깨달음과 감동이 겹겹이 짙게 올라왔습니다.

 

다르게 표현되었을 뿐, 결국 하나의 진리.

그 진리를 책과 책 사이에서, 시간을 두고 여러 번 마주하면서 그때마다 다시 깨닫고, 반성하고, 다시 다짐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을 안다는 것,
대화를 한다는 것,
나를 이해한다는 것은
한 번의 깨달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끊임없이 탐구해야 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결국, 가장 어려운 존재는 '사람'

사람을 안다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나 자신도 사람이고, 늘 사람들 속에서 살아왔는데 아직까지도 모를 게 사람이라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사람은 여전히 어렵고, 그래서 쓸쓸하고 더 자주 아픕니다.

하지만 그 쓸쓸함 덕분에 우리는 다시 사람을 바라봅니다.

 

계속 바라보고 이해하고, 알아가고, 애정해야 할 존재. 

그것은 타인뿐 아니라 나 자신을 포함한 ‘사람’일 것입니다.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데이비드 브룩스의 『사람을 안다는 것』은 사람을 알아서 관계에서 이기게 해주는 책은 아닙니다.

 

대신,

  • 관계 속에서 자꾸만 작아지는 기분을 느끼는 분
  • 말을 잘하는 법보다 '잘 듣는 법'이 궁금한 분
  • 타인에게 상처받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분

을 위한 책임은 분명합니다.

 

백전백승의 기술은 아니지만 우리의 곁에 있는 사람을, 그리고 우리 자신을 조금 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빛'을 건네줄 것입니다.

 

그래서 나를 알고 내 곁의 사람을 알고 그렇게 사람을 알아가며 삶을 조금 더 정직하게 살아가고 싶은 분들에게 조용히 건네고 싶은 책입니다.


 

『 사람을 안다는 것 』리뷰 |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석 옮김

- 사람을 이해하려다, 결국 나를 들여다보게 된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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