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안다는 것』 리뷰 | 데이비드 브룩스

– 사람을 이해하려다, 결국 나를 들여다보게 된 책

사람을 안다는 것(HOW TO KNOW A PERSON)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석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024년 8월 5일(초판 9쇄 발행)

사람을 안다는 것(HOW TO KNOW A PERSON). 데이비드 브룩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지극히 단순했습니다.
‘사람을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분명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기대했다가 상처받고,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고,
결국 혼자임을 선택하면서도 사람의 곁을 완전히 떠나지 못하는 나 자신.

『사람을 안다는 것』은 그 마음을 이렇게 말합니다.

조금 더 ‘나은 관계 속에서, 덜 아프게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쳤고,
읽을수록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향해 되돌아왔습니다.

🌿 사람을 읽으려 했는데, 나를 읽게 되었다

살다 보면 내 존재가 ‘읽씹’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분명 여기 있는데 보이지 않고, 말하고 있는데 들리지 않는 순간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깨달았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바라보는 방식 속에,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사실을요.

결국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나를 세상에 세우는 과정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이렇게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을 돌아보는 일이 곧 나를 이해하는 첫걸음이었습니다.

👥 디미니셔와 일루미네이터 사이에서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머물게 된 개념은
‘디미니셔(Diminisher)’와 ‘일루미네이터(Illuminator)’였습니다.

  • 디미니셔
    • 사람을 이용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 고정관념으로 타인을 규정한다
    • 타인의 감정과 관심사가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다
  • 일루미네이터
    •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둔다
    •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지 알고
    • 그 관심의 빛으로 상대가 더 크고 존중받는 존재라고 느끼게 한다

일상에서 만난 수많은 얼굴들이 떠올랐고, 동시에 이런 질문도 따라왔습니다.

“일루미네이터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결국 스스로를 소진하게 되지는 않을까?”

그럼에도 분명해진 한 가지는 있었습니다.

적어도, 디미니셔는 되지 말자.

🔍 나는 디미니셔인가, 일루미네이터인가

책에서 말하는 디미니셔의 특성은 놀라울 만큼 현실적입니다.

이 목록은 누군가를 평가하기 위한 잣대라기보다,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졌습니다.

💬 대화: 사람을 아는 가장 일상적인 시작

(1) 상대방의 마음에 대한 무지는 죄일까

모르는 것 자체는 죄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르면서도 알려 하지 않는 태도,
배우려 하지 않는 마음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거창한 변화는 아주 일상적인 곳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말합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알려면 ‘Beholding(바라보기)’이 필요하다고.

그리고 그 실천 방법으로 ‘대화’를 제시합니다.

한 사람을 안다는 것은 참으로 거창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시작의 시점은 의외로 아주 일상적인 ‘대화’였습니다.

(3) 나는 침묵이 두려워 말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이 문장을 읽으며 ‘티키타카’라는 대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침묵이 불편해 말의 속도를 높이고,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던지는 대답들.

이제는 재치보다
상대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한 박자의 여유를 선택하고 싶어졌습니다.

그 짧은 침묵이
진짜 경청의 시작이고,
대화를 깊게 만드는 ‘질적 대화(quality conversation)’의 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 모든 진리는 통하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며 『대화의 정석』(정흥수 작사)의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표현은 달라도,
『사람을 안다는 것』이 말하는 진리와 같은 결이었습니다.

결국 사람을 안다는 것,
대화를 한다는 것,
나를 이해한다는 것은
한 번의 깨달음으로 끝나지 않는
‘평생의 연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결국, 가장 어려운 존재는 ‘사람’

사람을 안다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나 역시 사람이고, 늘 사람들 속에 살아왔는데도 말입니다.

사람은 여전히 어렵고,
그래서 쓸쓸하고, 그래서 더 자주 아픕니다.

하지만 그 쓸쓸함 덕분에 우리는 다시 사람을 바라봅니다.

계속 바라보고, 이해하고, 알아가야 할 존재.
그것은 타인뿐 아니라, 나 자신을 포함한 ‘사람’일 것입니다.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사람을 안다는 것』은
관계에서 이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닙니다.

대신,

  • 관계 속에서 자꾸만 작아지는 기분을 느끼는 분
  • 말 잘하는 법보다 ‘잘 듣는 법’이 궁금한 분
  • 사람에게 상처받았지만, 그래도 사람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분

에게 조용히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백전백승의 기술은 아니지만,
우리 곁의 사람을, 그리고 우리 자신을
조금 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빛’을 건네주는 책.

그래서
사람을 알고, 나를 알고,
그렇게 삶을 조금 더 정직하게 살아가고 싶은 분들에게
조용히 건네고 싶은 책입니다.


『사람을 안다는 것』 리뷰 | 데이비드 브룩스 – 사람을 이해하려다, 결국 나를 들여다보게 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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