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 회복은 노력을 멈추는 순간 찾아왔습니다 –

🌿 회복을 서두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몸이든 마음이든 괜찮아지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컸던 탓일까요.

어떻게 하면 더 빨리 회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확실하게 괜찮아질 수 있을까.


그 생각은 어느새 회복마저 계획표 안에 넣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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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복에도 효율을 찾고 있었습니다

회복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1. 독서 (힐링 에세이 위주)
  2. 운동 (필라테스, 헬스)
  3. 아침 일찍 일어나 물 마시기와 스트레칭
  4. 산책
  5. 많이 웃기

목록은 점점 길어졌고,
해야 할 일은 점점 많아졌습니다.

어느새 회복마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회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하면 더 빨리 나아질 거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회복이 되었을까요.

🌿 회복도 숙제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상하게도 마음은 점점 더 무거워졌습니다.

계획한 것을 다 해내면 안도했고,
하나라도 하지 못한 날에는 자책했습니다.

운동을 못한 날.

책을 읽지 못한 날.

산책을 건너뛴 날.

그럴 때마다
회복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돌아보면 참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회복하기 위해 만든 계획이
오히려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었으니까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회복을 서두르려는 마음이
이미 나를 더 지치게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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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멍을 하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옆에서 잠든 봄이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정말 오랜만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봄멍”

숨소리에 따라 천천히 오르내리는 배,
가끔 실룩대는 코,
쌍꺼풀 하나 없는 꼭 감은 눈,
꼬실꼬실한 털.

그 작은 생명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팔과 다리,
목과 어깨,
머리까지.

온몸의 힘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가슴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던
먹먹하고 묵직한 무언가가

숨 한 번에
툭 내려앉았습니다.

🌿 회복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회복은 생각보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떨어지는 빗방울.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거실 창문 밖 나무에 집을 짓는 까치.

아이스 아메리카노 잔 안에서
천천히 녹아가는 얼음.

그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순간들.

그 순간들이
이미 회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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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를 사는 일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니,
현재를 살아가는 방법보다
현재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회복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확실하게.

그렇게 애쓰는 동안,
정작 회복은
빗방울 속에,
봄이의 숨소리 속에,
식어가는 커피 속에,

조용히 와 있었습니다.

🌿 INFJSoul...

회복은 어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고 있는 하루 안에 이미 조용히 머물러 있었습니다.

요즘은 계속 움직여야 할 것 같을 때면 잠시 멈춥니다.
그리고 가만히 바라봅니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조금 늦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복도,
봄도,
원래는 그렇게 오는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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