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홍색 산책에서 발견한 것들,
내가 놓치고 있던 시선
분홍색을 떠올리며 걷기 시작한 날
어느 날은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게 아니라
하나의 기준을 정해두고 걷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날은
‘분홍색’만 생각하며
분홍색 산책을 나갔습니다.
사실 이건
얼마 전 리뷰했던 책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서
떠올랐던 습작 소재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던 3월,
산책을 하며 밀린 숙제를 해보았습니다.

집을 나서기 전,
현관 앞에 놓인 봄이의 분홍색 티셔츠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은 이 색을 따라가 보면
뭔가 보일 것 같았습니다.
생각보다 보이지 않았던 분홍색
밖으로 나가자
생각보다 공기가 차갑습니다.
3월인데도
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른 느낌입니다.
분홍색이라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건 꽃이었는데요.
진달래도, 철쭉도
아직은 보이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대로
걷습니다.
차가운 바람과
조금 따뜻한 햇살이 함께 있는 시간.
그 안에서
봄이는 신나게 앞서 걷고,
저는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갑니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발견한 색
돌아오는 길에
문득 눈에 들어온 것들이 있습니다.
아파트 상가 간판들입니다.
부동산 간판,
미용실 글씨,
아이스크림 가게.
그동안 그냥 지나쳤던 것들인데
오늘은 이상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분홍색이었습니다.

내가 찾고 있던 것과 이미 있는 것
나는 꽃을 찾고 있었는데
분홍색은 이미
여기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어떤 모습을 정해두고
그것만을 찾으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미 눈앞에 있는 것들을
보지 못하기도 합니다.



분홍색 산책에서 발견한 것들, 내가 놓치고 있던 시선
시선이 달라진 하루
그날 이후
이제는 주변을 조금 다르게 봅니다.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조금 더 가까이,
조금 더 천천히 보게 됩니다.
다음에 다시
분홍색을 찾으러 나간다면
조금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홍색 산책 이후 며칠 뒤 보이기 시작한 벚꽃
🌸 INFJSoul…
우리는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각자 다른 것을 보고 있습니다.
가끔은
다른 이의 시선을 따라가 보고,
내가 보지 않던 곳을
바라보는 날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분홍색 산책에서 발견한 것들, 내가 놓치고 있던 시선
분홍색 산책에서 발견한 것들,
내가 놓치고 있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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